유이치 히라코: POSTFOREST 전시 포스터

유이치 히라코: POSTFOREST 진행중

서울 · 용산구

기간
2026.10.22 – 2026.12.05
장소
갤러리바톤
관람료
무료
문의
02-597-5701

전시 소개

갤러리바톤은 유이치 히라코(Yuichi Hirako, b. 1982)의 개인전 《POSTFOREST》를 2026년 10월 22일부터 12월 5일까지 한남동 전시 공간에서 개최한다. 회화와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자연에서 연유한 하이브리드 형상을 중심으로 고유한 시각 언어를 구축해 온 히라코가 바톤에서 여는 세 번째 개인전이다. 생태적 상상력과 공존의 메시지로 국제적 주목을 받아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와 조각 신작을 통해, 숲을 자연의 영역인 동시에 서사와 공동체, 익명성이 교차하는 다층적 장소로 재해석한다. 작가는 일본 오카야마현의 자연 속에서 성장했다. 런던에서 수학하던 시기, 그는 도시의 녹지와 가로수, 실내 식물이 대부분 인간의 휴식과 정서적 안정을 위해 조성되며, 그들이 창조된 방식대로의 생장 원리를 따라 생육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자연이 그 자체로 존재하지 못하고 대상화되는 현대사회의 양상은 이후 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질문이 되었다. 자연을 인간과 대등한 독립적 존재로 바라보는 이 관점은 심층 생태학(Deep Ecology)의 사유와도 맞닿아 있는데, 히라코는 훼손된 자연을 직접 고발하기보다, 회화와 조각의 조형 언어를 통해 그 신념을 온건하고 일관되게 드러내 왔다. 히라코의 작업은 인간을 닮은 형상이 지구 저편의 숲에서 여러 생명체들과 공생하며 유유히 일상을 보내는 이야기를 중심 서사로 한다. 함께 등장하는 강아지, 고양이 등의 동물과 식물은 장편 애니메이션의 조연처럼 장면의 정황을 전하고 이야기에 리듬을 더하며, 서사를 여러 갈래의 세부 이야기로 분화시킨다. 2025년 오카야마현립미술관 개인전 《ORIGIN》에서 처음 선보이고 2026년 아트 바젤 언리미티드에서 다시 소개된 대규모 설치 작품 〈Tree, Forest, Mountain〉에서 작가는 하이브리드 조각들로 원형 플랫폼을 가득 채운 군집적 풍경을 구성했다. 원을 이루며 늘어선 조각들은 익명의 배경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인간과 대등한 존재로서 중심의 관객을 응시했다. 인간과 그간 인간의 쓰임에 맞춰 놓여 온 자연이 같은 눈높이에서 서로를 마주하는 이 연출은 둘을 수평적 관계로 되돌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이 관계를 수직의 차원으로 확장하며, 처음으로 매달린 조각(suspended sculpture)을 선보인다. 전시장의 한 구역을 위아래로 점유하는 이 작업은, 바닥 위에 군집을 이루던 기존 작업과 달리 크기와 형태가 다른 조각들을 공중에 흩어 놓는다. 관객은 고정된 시점에서 작품을 대면하는 대신, 부유하는 형상들 사이를 직접 거닐게 된다. 숲을 지나는 감각과 닮은 이 경험 속에서 전시장은 관객의 신체와 조응하는 장소로 바뀐다. 전시명 “POSTFOREST”는 지난 한 세기에 걸쳐 자연을 바라보고 규정하는 인간의 사고 체계가 근본적으로 변모해 왔듯, 자연과 인간의 관계 역시 미래의 시간 속에서 부단히 재구성될 것이라는 작가의 역사적 인식에 기반한다. 이러한 변화를 단절이나 상실이 아닌 자연스러운 이행의 과정으로 수용하며 앞으로 형성될 새로운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전개해 온 히라코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맺고 있는 관계의 현재를 성찰하는 동시에 다가올 공존의 방향을 사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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